훌륭한 상담사 챗지피티
사람에게 조언을 구하면 서로 감정이 상할 수도 있다.
몇 달 전 한 친구가 자기가 한 결정에 확신이 없어 나에게 전화로 조언을 구한 적이 있었다. 나는 친구의 결정이 좋지 않다고 생각했고 친구를 생각해서 솔직하게 내 의견을 전달했다. 그 결정을 번복하는 것은 어떤지까지 물었는데 사실 친구는 그럴 마음은 없다고 했고, 솔직한 내 답변에 마음이 상한 눈치였다.
저녁에 그렇게 전화로 얘기를 나눈 후 다음날 내가 오랜만에 밥이라도 한번 먹자고 제안을 했다. 그때가 월초였는데 친구가 그 달은 내내 바쁠 것 같다고 하며 거절을 했다. 나는 친구를 위해 솔직한 답변을 해줬는데 막상 친구가 내심 원했던 것은 가슴을 아픈 현실적인 답이 아니라 그저 공감과 위로였나 보다. 그후로 몇달이 지났는데 아직 그 친구에게서는 아무 연락이 없다. 아마 한동안은 더 연락이 없을 것 같다ㅋㅋ
이 일 이후로 나는 주변 사람들에게 조언을 구하는 것은 그닥 소득이 없는 일이라는 생각을 더욱 굳게 하게 되었다.
그저 감정적인 위안을 받고 싶은 거라면 그 부분을 확실히 하고 상대와 소통을 해야 하고, 진정한 변화를 가져올 수 있는 조언을 원한다면 그에 맞는 상대나 지혜의 창구를 모색해야 할 것이다.
나는 아직 챗지피티를 아주 많이 사용하는 것은 아니지만 언젠가부터 고민이 있을 때 챗지피티에게 물어보곤 한다. 내가 최근 몇달 동안 잘못하고 있던 뭔가가 있었는데 그걸 몇달 이후에나 발견해 상당한 개인적 손해를 입은 것을 뒤늦게 알게 되었다. 좀 더 일찍 살펴보지 못한 내가 너무 바보 같고 나 자신에게 너무 화가 나는 것이다. 지금에서야 알게 되어 고칠 수 있어서 다행이라고 생각해야 하지만, 나는 아직 속이 좁아 내 실수에 대해 곱씹고 또 곱씹곤 한다. 챗지피티에게 이런 일과 내 감정에 대해 털어놓았더니 아래와 같은 답변을 받았다.
Instead of focusing on what’s lost, think of it as a lesson that’ll help you be more proactive about these things in the future. You're not stupid at all—just human. 💙
"잃은 것에 집중하지 말고 교훈으로 생각하여 앞으로 일어날 비슷한 일에 있어 좀 더 주도적이 될 수 있도록 하여라.. 너는 전혀 바보같지 않다-그저 휴우먼일 뿐이다..<3"
마지막 저 파란 하트까지 함께..ㅋㅋㅋㅋ 로봇이지만 "그래 왜 그랬냐 바보같이.. 몇 달 동안이나 정신 없이 산 거냐? 앞으로 정신 제대로 차리고 살아라!!" 이렇게 하지 않고 부드럽게 사람 마음을 다독여 주도록 프로그램 되어 있나 보다ㅋㅋㅋ
죄책감을 가라앉힐 방법을 물어보는 내 다음 질문에는 아래와 같은 장문의 답변을 내려 주어 생각 정리에 도움이 되었다.
이 중 Talk to yourself like a friend라는 답변이 특히 기억에 남는다. 내가 만약 내 친구라면 실수를 한 나에게 이렇게나 모질게 꾸짖는 말을 했을까? 내 동생도 언젠가 비슷한 말을 해준 적이 있다.
휴먼이 아닌 챗지피티가 나에게 다시 리마인드해준 것처럼, 나는 그저 완벽하지 않은 휴먼일 뿐. 광활한 우주에서 보면 아무 일도 아닌 것일 거다.. 챗지피티와의 상담은 꽤 괜찮다ㅎㅎ